내가 자기소개서 첨삭에 대해 생각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자기소개서 작성을 위한 단 한번의 컨설팅이나 강연도 들어보지 못헀거나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갯수가 10개가 채 안되는 경우는 나와 같은 현직자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상당한 도움이 된다. 보통 자기소개서 작성에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는 '자기가 쓰고 싶은 방법'대로 써내려가기 일쑤다. 회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뽑힐 만한 글의 구성은 어떤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는 당연하다. 하지만 사실 합격자소서와 덜 여문 자소서를 비교하면 차이는 눈에 보인다. 이걸 집어내지 못하고 또 자기가 원하는 대로 써내려가기만 한다면 그건 자기고집이고 오만이다. 그래서 탈락하면 회사탓을 한다.
앞뒤가 안맞을 수 있지만, 또 내가 조언하는 방법은 '니가 쓰고 싶은대로 써야 한다' 인데 이건 전제가 있다. 전제는 바로 '합격을 위한 기본적인 틀' 속에서 니가 쓰고 싶은대로 쓰라는 것이다. 첨삭만 계속 받다 보면 자신이 의도한 내용들이 틀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면 후련한 마음으로 서류탈락의 고배를 털어내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남 탓'하게 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특성상. 그러므로 주변에서는 '팁' 및 '조언' 정도만 받는 것이 좋다. 잘쓰는 사람이 준 문장을 절대 그대로 사용하지 말고 인용하고 자신의 글에 첨가하여 질 좋은 조미료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떨어져도 내가 잘못해서 떨어졌고 붙어도 내가 준비 잘해서 붙는 전략으로 가야지 인적성에서도 면접에서도 자신감이 붙는다.
서두는 이정도로 하고 내가 사용했던 자기소개서 작성 팁을 공유한다. 아래 팁은 STAR기법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100% 나의 주관적인 견해다. STAR 기법도 내 나름대로의 주관을 첨언하였다.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어느 정도 참고만 하면 좋겠다.
※ 이과 학생들에 비해 문과학생들이 특히 자기소개서에 신경을 써야한다. 취업구멍부터 작을뿐더러 특정 기술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그렇다.
1. STAR 기법을 활용한다. (자기소개서의 기본 틀)
시중에 많이 언급되는 내용이다. 그런데 지원자들은 이걸 모르거나 알아도 굳이 활용하려 하지 않는다. STAR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기소개서가 중구난방이다. 포인트도 없다. 그냥 일기같은 글이라 읽는 사람(회사) 입장에서 최소한의 흥미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STAR는 다음과 같다.
S (Situation) : 상황, 환경
T (Task) : 주어진 업무 및 발생한 문제
A (Action) : 해당 문제를 해결한 방법 및 자신이 취한 행동
R (Result) : 해당 Action으로 자신이 배운 내용 및 이를 지원하는 회사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그리고 이 STAR를 생각하기 전에는 반드시 해당 자기소개서 항목 내 필요로 하는 역량/특성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창의성인지 용기인지 직무능력인지 글로벌역량인지 등의 해당 항목의 포인트를 뽑아내야 한다. 그래야 그 항목이 요구하는 내용에 부합하는 STAR 스토리라인을 짤 수 있다.
STAR 각각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자.
S (Situation) : 항목에 넣을 자신의 경험의 배경을 설명하자.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였는지 기술하자. 그렇다고 '2015년 12월 31일 오후 4시 30분 경, 부산시 서면 지하철역 8번출구 위의 스타벅스에서 경험했던 일입니다'와 같이 쓰면 안된다. 담백하게.. 작성하자. 이때는 해당 경험을 증빙할 수 있는? 회사나 정부기관 등을 언급하는 것이 좋다. 지원하는 회사와 관련있으면 더더욱 좋다. 그냥 막연하게 무엇을 했다고 하면 좋지 않다. '구체적'이라는 요소는 S뿐만이 아니라 자기소개서 전체에서 중요한 것이다.
T (Task) : 반드시 어떤 문제 혹 과제가 주어져야 한다. 여기서부터 읽는 이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다. 아무 문제가 없이 자기가 잘한 내용만 줄줄 작성하면 안되는 것이다. 자기소개서는 자랑소개서가 아니다.
A (Action) : 위의 문제상황 속에서 자신이 기발한 기재를 발휘하여 취한 행동을 설명하는 곳이다. 또한 그냥 행동만을 나열할게 아니라 그 행동을 어떻게 생각해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기소개서 항목이 협동심에 관한 것이라면 문제상황 속에서 주변의 도움을 받거나 찾아가는 과정을 소개해도 좋다. Action은 항목의 역량과 닮아야 한다.
R (Result) : Action 만큼 중요한 곳이다. 보통 500자 항목의 경우 Result를 제외하고 작성하는 친구들을 종종 보았다. 부족한 글자수 탓은 하지 말자. S나 T에서 구구절절 설명한 불필요한 문장들을 빼면 충분히 자리가 있다. 어찌 보면 R이 회사에 날리는 카운터 펀치다.
'내가 언제 무엇을 했는데 이런 문제가 생겼어.. 그런데 나는 그때 이렇게 생각해서 문제를 이렇게 해결해 보려고 했었어! 결국 이런 결과를 낳았고 나는 이런 것을 얻었고 난 니 회사에서 이런 도움을 줄거야!' (내가 니 회사의 인재가 될 이유는 바로 이 R이야!)
그리고 R 속에서도 중요한 것은 Action의 결과가 정성적, 정량적 단어로 표현되는게 가장 좋다. 단순히 '저는 용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or 사람의 중요성을 알게되었습니다'가 아니라 '100만원의 매출을 거두었습니다 or 국방부장관의 표창장을 수령하게 되었습니다'와 같은 구체적인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깔끔한 마무리를 만들 수 있다.
명심하자.. 이 STAR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또한 R없는 STAR는 메시없는 바르셀로나다!
내가 지원했던 모 회사의 자기소개서에서 STAR 기법이 잘 녹아났다고 생각되는 예시를 소개한다. 중요한 부분은 삭제하거나 변경했다.
아래는 STAR 원본이다. STAR 기법을 적용할 때, 어떤 문장이 S, T, A, R인지 생각하면서 읽어보시길.
[트렌드를 읽어 Sales 기회를 잡다]
정부인턴사업 XXXX프로그램으로 미국에서 인턴십을 할 때입니다. 오피스 가구를 취급하는 회사에서 저의 업무는 인터넷 마케팅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케팅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Sales 전반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턴의 특성상 할당된 업무가 제한적이었지만 스스로 영업전략을 세워 사장님을 설득한다면 Sales 업무도 경험할 수 있으리라 판단하였습니다. 미국 유통산업의
트랜드를 분석한 결과 AXXXXX의 고객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발견했고, 회사 제품군 중 하나인 오피스 의자를 AXXXXX에 판매한다면
회사인지도 제고와 판매 다각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사업제안을 하였습니다. 흔쾌히 수락하셨고 제품 선정, 발주와 고객관리 등 판매절차의 모든 권한을 받아 약 X,000불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를 통해 배운 Sales 능력과
트렌드를 읽는 안목을 바탕으로 XX XXXX의 히트상품 제조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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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STAR기법을 색깔별로 적용한 내용이다.
[트렌드를 읽어 Sales 기회를 잡다]
정부인턴사업 XXXX프로그램으로 미국에서 인턴십을 할 때입니다. 오피스 가구를 취급하는 회사에서 저의 업무는 인터넷 마케팅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케팅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Sales 전반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턴의 특성상 할당된 업무가 제한적이었지만 스스로 영업전략을 세워 사장님을 설득한다면 Sales 업무도 경험할 수 있으리라 판단하였습니다. 미국 유통산업의
트랜드를 분석한 결과 AXXXXX의 고객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발견했고, 회사 제품군 중 하나인 오피스 의자를 AXXXXX에 판매한다면
회사인지도 제고와 판매 다각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사업제안을 하였습니다. 흔쾌히 수락하셨고 제품 선정, 발주와 고객관리 등 판매절차의 모든 권한을 받아 약 X,000불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를 통해 배운 Sales 능력과
트렌드를 읽는 안목을 바탕으로 XX XXXX의 히트상품 제조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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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기법을 적용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2. 지원동기 및 포부 항목 작성 팁
회사와 나의 연결고리를 찾자. 회사 웹사이트에서 회사의 특징을 줄줄 나열한 지원동기는 재미없다. 당신이 회사 인사팀직원이라 생각해보라.
평생을 지원하는 회사에 가려고 무엇을 준비했다는걸 보여주는 지원자랑 대한민국 최고의 회사라서 지원했다는 지원자랑 누구를 뽑고 싶겠는가..?
이건 지원자가 회사에 취해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을 외치기 전에 예의다. 이 부분은 운좋게 서류를 통과해도 면접에서 들통난다. 직접 면접장에 들어가보면 안다. 물론 센스가 엄청나게 넘쳐나고 연기력도 조금 있어서 면접장에서 면접관들을 속일 재주가 있으면 문제없다. 이게 잘못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취업과정은 자기포장이자 연기라 생각하니까..)
지원동기도 예시를 공유하고자 하는데 너무 내 경험과 회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지라 팁만 공유한다.
지원동기에는 당연히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에 대한 칭찬을 담을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칭찬글만 나열하는게 아니라 내 경험과 가치관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회사가 사회적 활동을 많이 하는가? 그러면 나와 회사를 연결할 수 있는 고리는
- 내가 아르바이트를 할 때의 매장의 사장님이 사회적 활동을 많이 하셔서 그분으로부터 감명을 받아 꼭 사회적 활동을 많이하는 회사에서 취업을 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든지
-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다든지 (부모님을 예로 들려면 또한 특정 경험이 필요하다.. 부모님께서 일방적으로 멋지신 분이라고 어필하면 안되고 그런 부모님의 슬하에서 내가 어떤 경험을 했어야 한다. 포인트는 '나'다.
자연스럽게 직무도 위와 같은 전략을 펼치면 된다. 내가 어떤 직무를 인턴이든 아르바이트든 정규직이든 경험을 하였는데 거기서 무엇을 느끼고 감명을 받고 비전을 얻어서 지금 이 직무에 지원한다 라는 스토리로 자연스럽게 구성해야한다.
'지원동기 = 나의 경험과 회사의 연결고리'다. 명심하자!
3. 재미있는 타이틀은 선택이 아닌 필수
항목 마다 자기소개서에 타이틀이 없더라도 두괄식으로 글은 구성되어야겠지만, 타이틀은 핵심내용을 포함하면서 재미가 있어야 한다. 식상하면 있으니만 못하다. 쉽게 생각하면 시나 소설의 제목을 정하는 것이다.
쇼핑몰이나 홈쇼핑 회사에 지원한다면..
[MD를 향한 '바로접속 ON'] : '바로접속'이라는 기능은 쇼핑몰 회사들의 홈페이지에 존재하는 기능이다. 쇼핑몰을 자주 애용한다는 느낌이나 관심이 있음을 어필할 수 있다.
해당 회사가 사회적 이미지를 많이 신경쓴다든지, 착한 사업을 하기로 유명하다면..
[착한 XXXX, 착한 XXXX(내 이름이나 직무명)] : 라임을 살려도 좋다. 말장난은 안되겠지만.
나의 성격의 특징이나 장단점을 이야기해야 한다면..
[꼼꼼함+섬세함=신뢰] : 장점 2개나 장점1+단점1을 바탕으로 어떤 역량을 끌어낼 수 있을지 이와 같은 공식으로 어필할 수 있다. 난 나의 성격과 관련된 항목에서 이 공식을 자주 애용했다.
여하튼 포인트는.. 말장난은 하지 않되 튀어야한다. 머릿속에 남아야 한다. 센스가 있어야 한다.
4. 1000자 이상의 긴 글을 요구하는 항목/회사의 경우의 전략
1000자 이상의 글.. 생각만 해도 울렁거릴 수 있다. 물론 300~500자와 같이 짧은 글로 자신을 표현해야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지원자가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글자수가 많으면 겁부터 지레 먹는다. 사실 자기소개서 제출이라는게 시간이 조금 필요한데, 막무가내식 지원을 막기 위해 회사들이 꼼수를 조금 부린 것이라 생각한다. 1000자나 1500자는 단타? 짜집기?로 단기간에 항목을 완성하기 쉽지 않다.
이때의 전략은.. (aka. 빨리 써내는 방법) 1000자라면 500자짜리 항목 두개를 동시에 넣는 것이다. 지원동기를 1000자나 써라고 하면, 내 경험만으로 이루어진 내 경험 및 역량 어필 에피소드로 500자 하나 채우고, 500자는 회사와 나의 연결고리를 살짝 언급하고 회사칭찬을 좀 한다. 그러면 1000자를 금방 채울 수 있다.
빨리 쓰는 목적은 부차적인 것이고 그 이전에 1000자라는 큰 용량에서 내가 2가지의 에피소드를 써 넣을 수 있고 동시에 2가지 역량을 어필할 수 있다. 긴 항목이라고 좌절하지 말자. 그리고 1항목 당 1에피소드든 1항목 당 2에피소드든 그건 지원자의 선택이다. 질이 중요하다.
성실히 준비해서 모두들 좋은 결과 거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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