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1일 월요일

[기록] 현실과 젊음



"회장으로서 내 사명은 언젠가 여러분이 지금 이 곳에 있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 20126 신입 기자/직원들과의 대화, 홍정욱 헤럴드 회장

나는 과연 지금 나의 위치에서 스스로 그리고 지인들이 보았을 때 자랑스러운 일을 하고 있는가? 그저 복권의 한방만을 바라보며 현실을 개탄하고 불평만 하며 행동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가?

행동이 결여된 사색은 감상의 향락에 불과하다고 하지 않았는가.

오늘은 이유 없이 휴가를 내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그 와중에 여느 휴일과 같이 무엇을 행하는 것 없이 하루를 보내버리려다 홍정욱 회장의 인수합병 소식을 보고는 지체없이 준비해 근처 카페로 기어나왔다. 계획했던 것을 행하기 위해. 그리고 7막7장에 형광펜으로 줄 친 부분들을 정독했다. 다시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 아픈 채찍질이 아니라 흐리멍텅하게 삶을 마주하고 있던 나의 자세를 바로 잡는 시간을 가졌다. 젊을 때 사색했던 계획들을 이렇게 착착 진행하고 있음에 자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요즘 집과 회사라는 챗바퀴에서 도저히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아무리 일찍 회사에서 나와 집에 도착하더라도 나에게 주어진 자유시간을 온전히 의미있는 일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당장 돈되지 않는 것들, 효율이 없는 일들에 도저히 관심을 가지기가 어려웠다. 그와중에 나는 무언가 세상의 큰 흐름에 조그마한 흔적이라도 남기고자 애를 쓰지만(나의 기준에), 눈에 보이는 결과를 얻기가 너무나 어려움을 깨달으면서도 가만히 앉아 유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이들에 대한 질투를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았다.

무언가 찌들어 있음을 느낀다. 애초에 마음먹었던 순수한 야망과 이상이 변질될 수 있음을 또한 느낀다. 성실, 노력, 순수, 정의 등의 가치를 외면하고 욕심과 현실에 젊음이 잠식당할 수도 있음을 알았다. 그저 세상이 일구어 놓은 사회와 정치판의 시스템에 나 자신을 가만히 놓아버리면, 그저 말만 많고 사색만 하는 어리석은 몽상가로 젊음을 허비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나 스스로의 가치를 지키고 마음 맞는 동료들과의 목표를 주시하고 그를 이루어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방법 밖에 없음을 또 다시 되새긴다. 그러기 위해 내 몸이 나만의 몸이 아님을 인정하고 행동뿐만 아니라 생각 또한 건강해야 함을 되새긴다.

아직은 나의 젊음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정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그리고 어떤 공식처럼 떡하니 정답을 발견할 수는 없겠지만, 그 힌트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배우고 꿈을 키우고 꿈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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