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이 마음먹었던 대로 흘러가지 않아 홍콩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홍콩의 역사나 문화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한 채로 떠났기에 다소 낯부끄러웠던 여행이었습니다. 뒤늦게 여행 첫째날 밤이 되어서야, 홍콩 친구에게 홍콩에 대한 여러가지 궁금증을 풀 수 있었습니다.
홍콩에 대한 첫인상은 '멘하탄을 아시아에 옮기고 아담하게 압축시켜 놓은 도시'였습니다. 다운타운에는 각종 글로벌 기업들의 직원들처럼 보이는 동서양 직원들이 눈에 띄었고 도심 외곽에서는 다운타운으로 출근하는 인파와 오전의 여유를 즐기는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점은 제가 만났던 대부분의 홍콩 사람들이 수준급의 영어를 구사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영어가 통용되고 있다지만, 중국 억양이 묻어나지 않고 자연스런 영국, 미국식 영어들을 쉽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언어에 대한 관심과 실력은 어느 정도 한 나라의 국민성을 드러낸다고 생각하기에 그들의 깔끔하고 준수한 외모와 함께 세련된 아시아인의 기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유명하고 맛있는 레스토랑들을 마냥 쫓는 저를 돌아오는 길에야 발견하고는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현지인, 우연히 들린 레스토랑, 우연히 마주한 표지판과 간판들을 마주하며 다양한 생각을 할 때 여행으로부터 영감을 얻고 삶에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터인데 많은 시간을 그렇게 사용하지 못했음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처음 오는 나라에서는 일단 유명한건 다 보고 먹자!'라는 마음가짐이 정말 문제입니다..
여하튼 홍콩이라는 나라의 냄새를 구석구석에서 맡아보았고 아시아 국가들 중 상당히 세련된 나라라고 느꼈기에 꼭 다시 들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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