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테오
바르그의 '목판화 연습'을 열심히 공부하면서 그리고 또 그려. 인물 소묘 관찰이 꽤 좋아졌어. 나는 길이는 재는 법, 보는 방법, 윤곽선을 발견하는 방법을 알았고 고맙게도 이전에는 거의 불가능하게 생각되었던 것들이 이제는 점차 가능하게 되었어. 나는 삽으로 땅을 파는 사람, 즉 삽질하는 사람을 여러 가지 포즈로 다섯 번, 씨 뿌리는 사람을 두 번, 빗자루를 가진 소녀를 두 번 소묘했어. 또 감자 껍질을 벗기는 흰 모자의 여인, 지팡이에 기댄 양치기, 마지막으로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고 팔꿈치를 무릎 위에 놓고 난로 곁에 앉아 있는 늙고 병든 농부를 그렸어. 물론 이것으로 끝은 아니야. 두세 마리의 양이 다리를 건너면 뒤의 무리도 따르게 마련이지. 나는 반드시 땅을 파는 사람, 씨 뿌리는 사람, 경작하는 남녀를 쉬지 않고 그려야 해. 농촌생활에 속하는 모든 것을 면밀하게 그려야지. 다른 사람들이 그러했고 또 지금 그러하듯이 말이야. 나는 이제 더이상 자연을 앞에 두고 무력하지는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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